별별여행 > 삼가향교

[삼가향교] 조선의 옛 선비들은 이렇게 공부했다 

물 맑고 경치가 수려한 고장 합천은 조선 태종 13년 ‘좁은 내라는 뜻’으로 들판은 없고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좁은 계곡이 많다는 뜻에서 ‘합천’이라고 지어졌다. 

합천에서 가볼 만한 대표적인 곳으로는 활엽수가 많이 우거진 가야산 자락에 있는 해인사다. 

통일신라시대 화엄 10찰의 하나로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과 ‘경판전’을 봉안하고 있어 법보사찰로 불리운다. 

또 과거의 모습이 정교하게 재현돼 있는 영상테마파크에는 경성의 거리와 풍경, 건물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과거 옛 서울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관광지이다. 

이 밖에도 합천에서 한번쯤 들려볼 만한 곳이 있다면 바로 삼가향교이다. 

삼가향교는 합천군 삼가면 소오리에 있는 조선시대 향교로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229호 지정되어 있다. 

때 유림들이 향리 자제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건립한 이곳은 명륜당 등을 확장, 보수하여 공자의 위패를 모셨다. 

그 후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광해군 때 다시 증건하여 순조 때 대성전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고 풍화루와 흥학당을 중수하였다. 

삼가향교로 올라가는 마을의 담벼락에는 이 마을을 특징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선비 벽화가 그려져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을 뒤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삼가향교에서 가장 먼저 정문이라 할 수 있는 풍화루가 눈에 들어온다. 

향교란 조선시대 공립 중등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군, 현에 1개소 정도의 향교가 세워졌는데 합천군에는 4곳이나 향교가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 삼가향교는 삼가면, 쌍백면, 가회면, 대병면, 봉산면, 신원명 6개면에서 선출된 장의 12명, 전교1명 그리고 유도회 회장이 총괄한다고 한다.  

향교 건축은 크게 강학공간과 제향공간으로 나누어진다. 

삼가향교도 앞쪽의 낮은 터에는 교육 장소인 강학공간이었던 명륜당을 만날 수 있다. 

명륜당 건물은 정면 5칸에 측면 2칸, 겹처마팔작지붕을 올린 5량구조의 익공집으로 기단은 잡석을 막 쌓은 뒤 넓은 갑석을 덮어 마무리하고 

그 위에 원형기둥형으로 잘 다듬어진 화강암 주춧돌을 놓아서 오랜 세월에도 흔들림 없는 튼튼함을 보여주고 있다.

삼가향교는 뒤쪽 높은 터에 문묘인 대성전을 두어 제향공간을 이루는 전학후묘의 전형적인 향교 배치를 따르고 있다. 

그 밖에도 풍화루, 내삼문, 흥학당, 전사청, 사마재 등의 건물이 있어서 한국의 건축미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삼가향교는 분위기가 조용해 

천천히 둘러보며 옛 선비들의 배움의 공간을 돌아보기 안성맞춤이다.

삼가향교 내부에서 바라보는 풍화루의 모습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1986년 중건된 풍화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에 홑처마 팔작지붕을 올린 2층 누각으로 처마선이 거의 일직선이며 상측 누각 가장자리에는 평난간을 설치하였다.  

풍화루에 걸려있는 삼가향교 중수기 현판은 다양한 색채와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향교는 대부분 조선시대 때 마을의 중심부 가까운 위치해 있었다. 

열에 아홉은 고려시대 때 절이었던 곳으로 마을에 있는 절을 향교로 개조한 것이다. 고

려에서 조선으로 나라가 바꾸면서 불교를 억압하는 억불숭유 정책으로 인해 마을에 있던 대다수의 사찰이 문을 닫거나 산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삼가향교 안에는 별채의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전 재산을 향교에 기증한 김진사를 모시는 사당이다. 

향교 한쪽에는 향교의 제사 업무를 맡아보고 제찬을 준비하는 제관들이 유숙하는 공간인 전사청도 자리하고 있어 향교의 다양한 건축물들은 구경할 수 있다. 

명륜당과 대성전 내삼문 사이에 우물이 있는데, 반듯한 우물에서는 아직도 물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 

조선시대 공인된 지방 교육기관이었던 삼가향교는 국가로부터 토지, 노비, 전적 등을 지급받아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가 실시되면서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제향 기능만 담당하게 되었다. 

합천의 향교 중에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삼가향교 역시 갑오개혁 이후 과거제도가 폐지되고 학제를 개편하면서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없어지고 제사를 지내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백성을 가르쳐 어질게 한다는 삼가향교를 돌아보며 조선시대 배움의 공간을 알아보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삼가향교는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합천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합천터미널정류장에서 합천-삼가(삼가) 행 버스를 타고 삼가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13분 거리이다. 

주차는 삼가향교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