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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사] 상서로운 빛으로, 1400년 한국불교의 맥을 잇다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에 자리하고 있는 흥국사는 고양시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이 사찰을 창건할 당시 ‘상서로운 빛이 일어난 곳으로 앞으로 많은 성인이 배출될 것이다’란 뜻을 가진 ‘흥성암’이었다. 

이후 조선 영조 때 생모인 숙빈 최씨의 묘인 소녕원에 다녀오다가 이 절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는데, 

절 주변의 지세가 빼어나 나라를 흥하게 할 만한 절이다 해서 ‘흥국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 천년고찰이라고 하면 깊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 도보 여행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이 많은 편인데, 

흥국사는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혹은 삼송역에서 흥국사 방면 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서울과 경기도를 경계 짓는 곳으로 북한산과 노고산을 가르는 곳에 창릉천이 있다. 

창릉천은 북한산 백운대에서 발원하여 고양시를 통과하고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한여름에 찾으면 맑고 시원한 물줄기만 봐도 무더위를 청량하게 씻어 준다.

 창릉천을 가로 지르는 다리에는 ‘사곡교’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다리를 지나 다시 작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다 보면 흥국사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을 지나 흥국사 경내로 진입하려면 원형 모양의 불이문을 통과하게 되는데, 불이문은 사찰에서 부처님 세계로 들어서는 마지막문이다. 

불이문은 상대적이고 차별적인 것을 모두 초월하여 절대적이고 평등한 진리를 뜻하며, 말 그대로 ‘진리는 둘이 아닌 하나’이므로, 불이문은 한마음으로 수행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흥국사를 창건한 원효대사는 신라 불교의 쌍벽을 이루는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다가, 밤중에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일체유심조’의 경지를 깨달은 고승이다. 

신라 무열왕이 죽고 문무왕이 즉위하던 661년 원효대사는 양주 천성산을 떠나 북한산 원효암에 수행하던 중 북서쪽에 상서로운 기운이 일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서기를 좇아 북한산을 내려오니 건너편 노고산에 약사여래부처님 형상의 바위가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석조 약사여래부처님을 모셨다. 

원효대사가 661년 절을 창건할 때 흥국사의 이름은 ‘흥성암’이었다. 

천년고찰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사찰은 조선 영조와 깊은 관련이 있다. 

1770년 영조는 생모인 숙빈 최씨의 묘원인 소녕원에 행차했다. 

왕을 낳았지만, 왕후가 되지 못하고 빈이되어야만 했던 무수리 출신 어머니에게 영조의 사후 효도는 지극했던 것으로 전한다. 

그해 역시 소녕원에 찾아 참배하고 돌아오는 중 북한산 아래 절골 부근에서 큰 눈을 만나게 되어 근처 절에 하룻밤 머물러야 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빼어난 설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버들가지로 시를 적어 편액을 내리면서 절 이름을 흥국사로 바꾸라 하였다. 

이후 흥국사는 왕실의 각별한 관심 속에 왕실의 안녕과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기도 도량이 되었다.

흥국사는 고양시의 독립운동 유적지기도 하다. 

고양, 양주 일대로 넘어오는 일본군에 맞서 싸운 고양지역 최초의 의병장 ‘연기우’의 활동 근거지이기도 했다. 

신라시대부터 140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이어온 흥국사는 역사의 다양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장소로 다양한 문화재를 품고 시대를 함께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요 문화재로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43호인 극락구품도와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04호인 아미타여래좌상, 경기도문화재자료 제57호인 약사전을 꼽을 수 있다.

호국불교를 지향해온 흥국사는 창건 이후 많은 고승대덕의 수행처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흥국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축물은 미타전이다.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제592호인 미타전은 흥국사에서 가장 큰 건축물로 주불로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어 ‘미타전’이라고 부른다. 

조선 말 염불이 성행하고 접대를 위한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불전과는 조금 다른 기능으로 지어졌다.

흥국사 미타전은 조선 말기 대방의 전체적인 구조와 형태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미타전 내부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분류된 탱화 2점이 있는데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89호 ‘괘불’과 유형문화재 제143호 ‘극락구품도’이다. 

극락구품도는 흥국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화로 김홍도의 작품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아미타경에 근거해 극락세계를 구품으로 나누어 상세히 묘사한 작품으로 당시 채색이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있는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사전 오른편에 위치한 나한전 역시 조선 후기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나한전 내부에는 1832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탱화가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경내 가장 안쪽 고즈넉한 곳에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경내를 거닐며 다양한 문화재를 찾아보다 보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를 만큼 알찬 볼거리를 자랑하는 흥국사는 

천년 넘게 터전을 일구고 많은 사람들의 염을 기원하는 공간이자, 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사찰로 부족함이 없다.

흥국사 뒤편은 북한산 최고의 전망을 즐기는 북한산전망지로 손색이 없다. 

북한산에 오른다 해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산 능선 너머로 펼쳐진다. 

또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흥국사둘레길은 천년고찰 흥국사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으로 손꼽히는 북한산의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편안하게 걷기 좋아 사계절 내내 도심 안에서 명상과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기 좋은 곳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