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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육지 속의 섬, 비운의 어린 왕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는 조선 6대 왕이었던 단종의 유배지다. 

12살 어린 나이에 임금에 오른 단종은 3년 만인 1455년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15세에 상왕으로 물러났다. 

그마저도 2년 만에 단종 복위 운동이 일어나자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한양에서 영월까지 700리 길을 내려와 천혜의 감옥이라 불리는 청령포에 유배되었다.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청령포는 500년 긴 세월이 흘렀지만, 들어가는 길은 여전히 그대로다. 

청령포를 감싸 안고 흐르는 서강은 강폭이 기껏해야 70~80미터, 뱃길로 고작 3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배에서 내려 강변 자갈밭을 걸어 수림지로 들어가면 수십 수백 년 된 거송들 사이로 단종이 머물던 어소가 나타난다. 

육지 안의 섬 청령포는 너무나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17세 어린 소년 단종에게는 그저 답답하고 외로운 유배지였을 뿐이다. 

청령포는 삼면을 서강이 에워싸고 있고, 서쪽은 육육봉이라는 험준한 암벽이 감사하는 듯 불쑥 솟아 있어 탈출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매표소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청령포는 바로 닿을 듯 가깝지만 육지 속의 섬, 청령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지금도 배를 타야 한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 싸여 있는 청령포는 본래 강원도 기념물 제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에 명승 제50호로 변경된 소중한 명승지이다. 

서강이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배를 이용하여야만 들어설 수 있는데 입구에서 관람료를 지불한 뒤 배를 타고 섬 안쪽으로 들어설 수 있다. 

배 승선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건너갈 손님이 있으면 바로 출발한다. 

푸르른 숲과 맑은 강물이 어우러진 청령포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듯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배에서 내려 강변 자갈밭을 걸어 가다 보면, 졸지에 왕좌를 빼앗기고 영월까지 내려와 배에서 첫발을 내딛던 어린 임금 단종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잠시 헤아려보게 된다. 

선착장에서 내려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나타난다. 

아름다운 숲길로도 유명한 청령포는 푸르른 소나무가 멋진 숲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 

숲길 사이사이 청령포를 돌아보기 좋게 예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청령포 한 켠에는 보기만 해도 웅장함과 장엄함이 느껴지는 커다란 소나무를 볼 수 있다. 

이 소나무는 단종이 이곳에 머무를 때부터 자리하고 있던 소나무로 600년이 넘은 고목이다. 

이 소나무는 ‘관음송’이라 하는데 높이 30미터, 둘레 5미터의 크기로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어 있다. 

벗 하나 없이 외로웠던 단종의 유일한 벗이 되어준 관음송은 단종의 휴식처이자, 때로는 원통함을 들어주고 감싸주는 넓은 품이었다. 

솔숲 가운데 단종이 머물던 어소가 자리하고 있다. 

<승정원일기>의 기록에 따라 복원해 놓은 건물이다. 

단종이 머물던 본채와 바로 옆에 단종을 모시고 있었던 관노와 궁녀가 생활한 행랑채가 자리하고 있다. 

아담하면서도 단정한 모습을 한 행랑채 내부에는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단종의 생활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청령포에 있는 단종어소는 1457년 6월 단종이 유배되어 있던 곳으로 대략 2달 정도 머물던 공간이다. 

본채에는 글 읽은 단종과 그를 알현하는 선비 등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해 단종의 유배생활을 드라마처럼 보여준다. 

어소 주변으로 소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 싸여져 있고, 단묘재본부시유지비가 모셔져 있는 비각이 자리하고 있다. 

단종은 청령포에서 2달간 머물고, 영월읍내에 있는 영월객사로 옮겨져 유배생활을 이어갔다. 

그때 영주 순흥에 유배되어 있던 금성대군이 순흥부사 이보흠과 함께 ‘세조를 제거하고 유배중인 상황(단종)을 임금으로 모시자’하여 

만들게 된 격문이 고변되어 역모혐의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세조의 신하들은 ‘노산군이 살아있기 때문에 역모사건이 또 일어난 것이니 사사 시켜야 합니다’라는 상소문을 연달아 올렸다. 

금성대군과 송현수(단종의 장인)가 역모 혐의로 사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노산군은 놀라서 자결하였다’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청령포는 비운의 어린 왕 단종의 슬픈 이야기가 묻어 있는 역사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푸른 소나무 숲과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한적한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역사를 돌아보고 힐링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청령포는 대중교통 이용 시 영월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푸른사랑의원 정류장에서 농어촌12번(옥동.녹천.내리.옥동) 버스 승차 후 영월군청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35분 거리이다. 

걷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므로 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차는 청령포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