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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완홍범식고택] 국권 상실에 자결한 독립운동가 홍범식 선생의 숨결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잘 이어져 오고 있는 역사마을 괴산에는 오래된 고택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조선 중기 중부지방의 양반 가옥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홍범식고택은 홍범식 열사의 생가로 고택 앞 도로변에 ‘순국열사 일완홍범식고택’이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홍범식 선생은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에 강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전국 곳곳에서 그의 뒤를 이어 자결순국자가 잇따랐다. 

괴산 여행 시 꼭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으로 이 고택은 대하역사소설 《임꺽정》의 저자로 알려진 홍범식 선생의 아들 홍명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괴산군 괴산읍에 자리한 홍범식고택은 태안군수와 금산군수를 지내고 1910년 한일합방에 항거하여 자결한 일완 홍범식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1984년 중요민속자료 제146호로 지정되고 이후 1990년 일부 건물이 없어지고 훼손되어 

문화재 가치 상실로 해제되었던 것을 2002년 괴산군에서 매입하고 보수하여 충청북도 민속자료로 다시 지정된 곳이다. 

1730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홍범식고택은 독립운동가인 홍범식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조선 중기 양반가옥의 대표적인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건물은 정남향으로 지어졌으며 비교적 넓은 터에 오밀조밀하게 구성된 한옥의 다양한 형태들과 

낮은 담벼락, 대문, 섬돌, 마루, 창고, 부엌 등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고즈넉한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중문을 들어서면 사랑채가 나온다. 사랑채는 1730년경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기록은 발견된 게 없다. 

중문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는 안채, 왼쪽으로 사랑채가 배치되어 있으며 사랑채를 지나면 행랑채가 나온다. 

특히 사랑채의 경우 홍명희가 40여 명의 독립열사들과 함께 충북 최초 만세시위로 알려진 3.19 괴산장터 만세운동에 필요한 격려문, 독립선언서 등을 직접 등사하고 

태극기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생한 독립운동의 현장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홍범식고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옥의 멋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사랑채 건물 뒤로 보이는 뒷산의 자연경관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조화를 이룬 풍경이 아주 매력적이다. 

또한 뒤뜰을 서성이다 보면 한옥이 주는 여백의 아름다움과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통 한옥의 정감 어린 풍경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작은 문을 지나면 또 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는 재미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고택담장 옆에는 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에 비분강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괴산 출신의 순국열사 홍범식 전 금산군수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추모비는 처음에 괴산 향토민속자료 전시관 앞쪽에 세웠다가 선생의 추모비가 생가에 있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하여 

선생 서거 100주기를 맞아 홍범식고택 옆으로 추모비를 이전하였다. 

홍범식고택은 전체적으로 좌우 대칭의 평면구조를 갖는 중부지방의 살림집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남향으로 지어진 건물의 안채 구조는 전체적으로 정면 5칸, 측면 5칸의 ㄷ자형이다. 

ㅡ자형 광채를 맞물리게 하여 광채까지 합하면 안채는 ㅁ자형으로 폐쇄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고택을 돌아보면 집안은 오밀조밀하게 이동하기 편한 구조로 되어있다. 

1730년 건축 당시 사용했던 대들보와 자재를 그대로 재사용한 흔적을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은 문으로 혼자서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으며 최대한 불필요한 구조를 제외하고 꼭 필요한 구조만을 사용해 한옥의 단아한 멋을 전해주고 있다. 

곡식을 저장하는 뒤주와 김치를 저장한 광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뒤주의 모습에는 앞면을 막아주는 판재에 수량을 가늠하는 숫자가 씌어 있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택을 둘러보면 유난히 부엌과 광채가 크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선대로부터 대를 이어오는 벼슬로 사대부 집안의 부를 누렸던 집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순국열사로 알려진 홍범식 선생과 달리 아들인 벽초 홍명희에 대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홍명희는 괴산만세운동과 좌우합작전선인 신간회 창립을 주도한 독립운동가였지만 

해방 후 북한 내각 부수상을 지낸 전력 때문에 고향에서 한동안 그의 이름은 언급 조차 할 수 없었다. 

조선 중기 중부지방 양반 가옥의 양식 그대로 복원된 홍범식고택은 이처럼 순국열사와 월북작가로 운명이 엇갈린 부자의 숨결이 함께 숨 쉬고 있는 곳으로 

일제에 의한 국권상실에 자결한 홍범식 선생의 독립정신을 느껴보고, 고즈넉한 고택 안에서 역사를 되짚어 보는 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일완홍범식고택은 대중교통으로 버스 이용 시 괴산시외버스공용터미널 근처에 있는 시계탑사거리 정류장에서 

농어촌 괴산-산막이 방면 버스 승차 후 괴산시장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6분 거리이다. 

주차는 고택 앞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