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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미오래] 100년 전 옛 관사촌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테미오래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역사의 아픈 세월을 견딘 전국 유일의 관사촌이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대전역에서 내려 지하상가를 구경하며 걸어가도 좋고, 테미오래까지 전철을 이용해도 좋다.

 대전역 앞 지하상가를 빠져나와 대로변으로 올라오면 키 작은 주택들이 들어선 가로수길이 나타나는데,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주택들 사이 대전의 근대 건축 문화재를 중심으로 이색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테미오래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관리들을 위해 지은 관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당시 일본 고급 관료들을 위해 지어진 공간이었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대전으로 피난 온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 거처로 활용되었다가 그 후에는 충남지사나 고위 공무원들이 사용했다. 

2012년 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관사촌은 자연스레 빈집이 되었고, 2019년 시민에게 개방되면서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테미오래’라는 새 이름도 2018년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졌다.

 삼국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고유의 지명인 ‘테미’와 동네의 여러 집들이 이웃이 되어 사는 구역이라는 순우리말 ‘오래’를 합성한 말로

 ‘테미와 관사촌의 오랜 역사’라는 뜻과 ‘테미 오래’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품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공모를 통해 시민들의 소리가 들어간 이름이라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초록으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테미오래는 서양식으로 마감한 독특한 건축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테미오래’라는 이름처럼 둥그렇게 테를 둘러 쌓은 작은 산성 ‘테미’와, 동네의 골목 안 몇 집이 이웃이 되어 살아가는 구역이란 뜻의 ‘오래’라는 이름에 걸맞게 조성되어 있다. 

 

푸르른 잔디가 깔린 정원은 마치 도심 외곽의 한적한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초록빛 나무들과 푸른 잔디, 알록달록한 꽃으로 꾸며진 이곳 주택들의 단아한 풍경은 꼭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바람도 햇살도 잠시 쉬어가는 벤치에 앉아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듯하다.  

 

테미오래는 1932년에7개의 관사가 만들어졌고, 이후 1970년대에 4개의 관사가 만들어졌으나 4호 관사는 소실되었고

 현재는 1호, 2호, 3호, 5호, 6호, 7호, 8호, 9호, 10호, 11호 이렇게 10개의 관사가 남아있다.

 전국에 관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관사단지를 이루고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관사는 그 관사에 머무는 사람의 직급에 따라 집의 크기와 정원의 크기가 다르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푸르른 잔디정원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사실 이곳은 역사의 슬픔과 안타까움을 품고있는 곳으로 과거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비밀의 정원으로 불리었다. 

 

매년 다양한 테마로 변화를 추구하는 테미오래는1년에 1번씩 찾아도 지루하지 않다. 

1호관사는 역사의집으로 100년자료전시관, 2호관사는 재미있는집으로 90년대에서 2000년대 봤던 만화들과 넓은 책장에 만화책들이 한가득 놓여져 있다.

 3호관사는 테미오래운영센터, 5호관사는 추억의사진관, 6호관사 상상의집에서는 시민갤러리와 기획전 등으로 전시가 진행된다. 

10개의 건물 중 12월부터 2월까지 동절기에는 시민의 집(공관)과 시민문화예술인의 집(8호관사)만 문을 열어둔다. 

 

햇살도 좋고 건물도 예뻐서 야외벤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싶은 테미오래는 크고 작은 창문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공간을 더욱 따뜻하고 넓게 만들어준다. 

또한 정원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근사하다. 

도심 한가운데서 맘껏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테미오래는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도 좋을 만큼 이색적인 테마로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테미오래는 대중교통 이용 시 대전복합버스터미널에서 701번 버스를 타고 대전고등학교 정류장에 하차하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주차는 하절기에는 오후5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4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