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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거리] 재래시장의 메카, 600년 전통 그대로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 혹은 서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일까?

여러 장소가 떠오르지만 막상 이렇다 할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방향을 돌리면 의외로 대답이 쉬워질 지도 모른다. 가령 이런 질문이다. 외국인에게 서울의 단 한 곳을 소개한다면? 

남대문시장은 그 좋은 답이 될 것이다.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대문시장은

 옛 사대문 중 남대문(숭례문) 부근에 위치한 재래시장으로 1,700여 종에 달하는 물건과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점포 수 1만 200여 개. 하루 평균 방문객 40만 명 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남대문시장은 한국 최대 규모의 상설시장이다. 

물건을 사고 파는 이들로 복작거리는 이 시장의 유래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한양의 정문인 숭례문에 사람과 물자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시장통이 형성된 것이다.

 남대문시장은 이웃하는 동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2대 시장으로 꼽히고 있으며,

 신선한 채소나 해산물 등 먹을거리부터 주방용품, 가정용품, 공구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시장이다. 

시장의 역사는 나라의 질곡과도 궤를 함께 한다.

 옷감과 한복을 판매하던 시장은 일제강점기를 지나 개화기에 이르러서는

 남성들을 위한 양복과 여성들을 위한 신발, 화장품 등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에는 미국의 군수품들이 유입되면서 ‘양키시장’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한국에서 보기 힘든 미국제 물건이 거래되기도 했다.

 물론 현재에 와서는 국산, 미제, 일제 할 것 없이 다양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남대문시장에서는 시쳇말로 없는 물건을 찾는 것이 더 쉽다고 한다. 

낮에는 일반인과 관광객을 위한 점포에서 소매를 할 수 있고, 

밤에는 전국에서 찾아와 대량으로 물건을 떼어 가는 도매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남대문시장 권역에 위치해

 그야말로 남녀노소, 인종을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오가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남대문시장은 접근성이 좋을뿐 아니라, 시장 내 구역이 잘 구분 되어 있어 관광객의 편의를 돕는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일대를 중심으로 각각의 상가에서는 

액세서리, 의류, 잡화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수입물품을 파는 상가는 특히 유명하다. 

시장통이라고 모든 것이 한 데 뒤섞여 복잡하지만은 않다. 

남대문시장은 상품군에 따라 A부터 G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지하철 3번 출구와 5번 출구 인근에 시장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인포메이션센터가 위치해 

안내지도 또는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가기 전에 참고하면 좋다. 

한편 A동과 B동 사이에 있는 본동특화거리는 신선한 채소와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끈다. 

사람 가는 곳에는 먹을 것이 따르는 법. 식재료 등의 음식물을 취급하고 있는 본동특화거리는 A동과 B동 골목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농산물, 분식, 반찬, 수산물, 건어물, 정육점, 생필품, 일반 요식업 등 6가지 업종 60여 개 점포를 통해 한국의 맛을 뽐내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올라온 신선한 생선 그리고 감칠맛이 끝내주는 건어물, 해산물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많은데, 

일반 마트와 비교했을 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장을 보는 주부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진짜 맛있는 먹거리는 산지가 아니라 서울로 올라온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남대문시장에 가면 그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귀한 식재료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정한 산골짜기에서 채취하는 자연산 송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품목으로,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풍겨오는 향이 일품이다.

시장은 흔히 주부들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 온 식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어하는 것이 주로 주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 아이에게 어떤 옷을 입힐까 하는 고민은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에게라도 해당할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체 없이 남대문시장으로 가자.

 각종 아동복과 숙녀복이 저 좀 봐달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을 것이다.

중년 여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숙녀복거리는 편안한 캐주얼부터 개성파 의류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각 점포마다 전문적인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어 호주머니 사정까지 배려하니 더욱 좋은 쇼핑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이 찾는 동대문시장 쇼핑거리와 달리 남대문시장 쇼핑거리는

 주부 또는 중장년 여성이 입기에 좋은 고품질 제품이 많아 오가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남대문에는 ‘아동복 거리’라 명명할 만큼 어마어마한 아동복 도매시장이 있다. 

물론 도매상인들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매가로는 구매하기 어렵지만 일반인도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아이들 옷도 이곳 아동복거리에서는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이쯤에서 꿀팁 하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가면 이월 상품 세일로 좀 더 저렴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

요즈음은 전자기가 필요하면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세상이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전자기기, 특히 카메라는 아무나 사지도 못하고 살 생각도 않는 전문적인 품목이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대문시장을 찾던 시절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주로 일제 니콘이나 캐논 카메라를 취급하는 곳이 많지만, 어떤 상품이든 문의만 하면 대령한다.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에 카메라를 구입하는 게 더 쉬운 일일지 모르나, 

혹시 아는가, 상인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의외의 꿀팁을, 뜻밖에 횡재를 할 수 있을지 말이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시대지만, 아무래도 정말 좋은 사진은 전문 장비, 좋은 카메라에서 나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남대문시장 카메라 거리는 사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원하는 디자인과 가격에 맞춰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어 카메라 시장의 정통 강자라 할 수 있다.

 사진 초심자라면 쓸만한 중고 카메라부터 추억이 돋아나는 필름카메라까지 

값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이곳 카메라 거리를 둘러보도록 하자.

워낙 방대한 규모의 시장이라 열심히 돌아다녔다면 허기가 질 것이다. 

허기도 채우고 입맛도 채울 먹거리를 놓치지 말자. 

출출한 위장을 달래줄 가벼운 간식에서부터 각 잡고 지글보글 끓여 밥 한 공기를 뚝딱 할 식사류까지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다. 

특히 남대문 갈치조림골목과 칼국수골목 등은 그 자체로 하나의 특화 거리로 인정받을 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러나 일단 출출한 배를 빠른 시간에 채우려면 길을 걷다 얼른 집어먹을 수 있는 먹거리에 집중하는 게 좋다.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손끝이 너무 뜨겁지 않게 주의하면서 호호 불어 먹는 호떡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흡사 팬케이크와도 같은 비주얼과 맛에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즐겨 먹는 꿀호떡은 남대문시장의 대표 간식거리다.

어린 시절 부모님 손 잡고 시장에 따라갈 적에 단 한 가지 먹고 싶었던 음식은 바로 고소하고 달콤한 꽈배기가 아니었을까?

 남대문시장에서도 갓 튀겨내 따끈하고 맛있는 꽈배기, 도넛, 소세지 빵 등을 만날 수 있다. 

핫바와 어묵 등도 시장 구경에서 빠뜨릴 수 없는 단골 메뉴다.

한국식 닭강정은 얇은 튀김옷에 달콤한 소스로 무장되어 있어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단박에 무장해제시키는 대표 간식이다. 

대왕문어의 다리를 고소한 버터와 함께 구운 대왕꼬치나 새우튀김까지 누구라도 거부할 수 없는 한국의 대표 간식들이 도처에 널렸다. 

튀기고 굽고 찌고... 이런 간식으로 입 안이 조금 텁텁해졌다면, 그 다음은 과일 디저트의 순서다. 

딸기, 포도 등 숙소에 사서 들어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은 물론

 그 자리에서 한입에 해치울 수박, 파인애플, 메론 등으로 만든 꼬치도 좋고, 또 컵 하나에 다양한 과일을 넣은 컵 과일도 인기 메뉴다. 

남대문시장은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푸드트럭 특화거리’를 조성했다. 

쇼핑도 하고 먹거리도 즐길 수 있는 야간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총 13대의 푸드트럭이 매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세계각국의 음식을 판매한다.

 명동에서도 도보로 약 10분이면 도착하니, 

명동에서 남대문까지 이동하며 즐기는 쇼핑 코스로 푸드트럭을 지나가 보는 것도 좋은 계획이 될 것이다.

남대문시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피치 못해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면 그린빌딩 옆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 요금은 5분당 250원(1시간 3,000)이며, 공휴일은 무료로 개방한다. 공영주차장 문의 (02) 2280-8364.